책보고

(연극 보고) 의붓자식 - 100년 만의 초대

최사막 2023. 11. 5. 14:54

가장 편안해야 침상이 () 형태로 되어 있다.

그곳에서 꾸는 꿈은 막혀있고 현실이 되지 못한다.

 

연극 <의붓자식> 무대

 

성실(=탄실=김명순) 재능을 마음껏 펼칠 없고

주체적인 사랑을 없고

있을 곳을 자유롭게 선택할 없는 이유는

그녀가 조선의 여성이기 때문이다.

 

시절 아버지의 반대를 거스른다는 것은 죽을죄였다. 

성실이 꿈도 사랑도 포기하며 

자신을 무능력자요 제삼자라고 하는 장면은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하다.

 

마지막 '정사(情死: 사랑의 죽음, 뜻의 죽음, 본성의 죽음, 진심의 죽음)' 어쩌면 예견되었던 결말이다

 

 

연극을 보면 생각나는 김명순의 말...

 

- 왜? 살아가려느냐.

- 무엇 때문에 악착하게 살려고 하루걸러 의사의 신세를 입으며 애쓰느냐.

- 불더미 속에 든 무엇과 같이 너를 둘러싼 것은 다 악(惡)이요 너를 지키는 것은 모두 불의(不義)다. 그 속에 젊은 생명으로 시달리는 네 마음이 얼마나 그것을 벗어나고 싶으랴.

- 가련한 생명은 한 번도 복종하지 못한 감방 속에서 오래 부자유하였고 꿈에도 낯익어지지 않은 불의 속에 매인 포로였었다.

- 노력은 컸으나 공은 없었고 오래 살려고 하면 할수록 죽게 되는 생활, 그것은 온전히 너의 것이다.

 

       김명순 에세이 <사랑은 무한대이외다> 21~22p

 

 

 

 

연극이 더욱 와닿는 데에는

관객과 배우의 가까운 거리도 한몫하는 듯하다.

무대 위에 객석이 있다. 연극이 펼쳐지는 원형의 공간을 좌석이 둘러싸고 있다.

배우가 코앞에서 말하고 외치고 울고 숨을 쉰다.

연극을 보는 아니라 성실과 탄실이 앞에서 호소한다는 느낌이다.

 

 

이날 배우 김혜수 님도 연극을 보러 왔는데, 혹시 그분도 김명순을 좋아하는지? 혼자 친밀감 생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