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고

아무튼, 게스트하우스 - 장성민

최사막 2023. 12. 20. 09:58

   남의 체험 수기를 읽는 걸 좋아하는 데, 특히 내가 겪을 가능성이 적은 경험일수록 더 좋다. 여행은 좋아하지만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한 적은 한 번도 없고 오히려 꺼려왔기 때문에 남을 통해 경험해보려고 이 책을 골랐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고, 저자의 글솜씨가 훌륭하고, 유익한 정보도 있다.

 

   현재는 약사인 저자가 세계 곳곳에서 이용한 게스트하우스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본인이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겪은 일도 아닌 데 공감도 많이 되고, 무엇보다 웃음이 터져나오는 에피소드가 많다. 

 

   '대신 인도가 말해줄 거야'에서는 인도의 첫인상만 보고 도저히 여행할 마음이 들지 않는 미국인에게 무척 공감했다. 어떻게든 인도 여행의 묘미를 알려주고 싶어 이것저것 이야기하는 저자가 웃기면서도 여행 중에 저자 같은 사람(먼저 말 걸어주고, 같이 밥 먹어 주고, 후식 사주고, 필수로 지켜야 할 문화와 예의범절을 알려주고, 그러면서도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참 고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발음이나 문법이 완벽하지 않아도 뉴욕 인싸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케이지나, 괜한 핀잔에 주눅이 든 저자에게 쫄지 말라고 화를 내는 상남자 마누엘처럼,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정말 다양한 인연을 만나고 스치나보다. 

 

   저자는 천성적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 같다. 종종 저자나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순간엔 불쾌해 하더라도 나중엔 '혹시 어떤 사정이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오해한 건 아닐까?'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는 저자의 태도가 좋았다. 

 

 

 

 

   근데 이런 책이 왜 베스트셀러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