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고

뉴욕의 상페

최사막 2024. 4. 30. 23:25

전반부에는 상페와의 인터뷰 내용이 있고, 후반부에는 상페가 그린 <뉴요커> 표지들이 시간순으로 소개되어 있다. 

 

인터뷰를 읽는 데 내 마음이 벅차올랐다. 너무 비현실적이라 '원한다', '하고 싶다'고 감히 말도 못 했던 일들이 상페에게 일어났는데, 마치 나에게도 그런 일들이 일어날 것 같은, 희망적인 기분이 들었다. 

장자크 상페가 솔직하면서 순수하고 또 조심스러운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상페의 그림을 보면 어느 한 부분에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포커스를 벗어난 구석구석까지 신경 써서 그리지 않은 부분이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한 공간에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각자 다른 행동이나 표정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꽃잎 하나, 나뭇가지 하나 허투루 그린 게 없다. 

 

섬세하고 성실한 작가의 면모가 인터뷰에서나 그림에서나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이 책의 번역, 참 좋다! 

 

1997. 11. 24 표지. 창밖으로 보이는 사무실의 사람들은 저마다 분주하다. 하지만 고양이는 지구 어디서나 평화롭지.

 

1987. 05. 18 표지. 37년 전에도 함께 있지만 혼자였구나. 종이를 핸드폰으로 바꾸기만 하면 지금이랑 다른 게 없어 보인다.

 

 

1986. 06. 16 표지. 제일 감탄했던 표지. 미쳤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