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고

우리 우주 - 조 던클리

최사막 2024. 5. 9. 11:19

지구가 얼마나 작게

 

 

인류가 지금까지 우주를 이해해 온 과정,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예측되는 우주의 미래를 쉬운 비유와 설명으로 안내하고 있는 책이다. 

 

우선 이 책의 옮긴이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새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덧붙이고,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짧은 부연 설명을 더하고, 특히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참여했던 프로젝트나 업적을 언급하는 등 깨알 같은 주석이 좋았다. 전체적인 번역도 매끄러워서 우주 무식자인 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우주는 우연히 생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 수 없는 차원에 존재하는 신이 설계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다 우연이라고 한다면, 1천억 개가 넘는 은하 중의 하나인 우리은하, 우리은하 속 1천억 개가 넘는 별 중 하나인 지구, 지구의 조그마한 영역에서 잠깐 살고 있는 나의 존재가 덧없게 느껴진다. 내가 경이롭게 설계된 우주에서 꼭 있어야 할 곳에, 이 특별한 시기에 태어나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다. 

 

난 우주 무식자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용이 초면이다. 신비로운 것투성이다. 달이 없으면 지구의 계절도 인류의 생활도 엉망이 됐을 거라는 것부터.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곳은 화성만 알고 있었는데,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에도 바다가 있고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우리가 보는 우주는 빛이 출발할 때의 모습으로 보인다. 가장 가까운 이웃 별에서 오는 빛도 4년이 걸린다. 우리가 별을 보는 것은 과거의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 바로 지금 우주 전체가 어떠한 모습인지 볼 수 없다. 대신에 과거의 모습을 바탕으로 우주의 다른 부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낼 수 있다.

 

우주의 과거도 흥미롭지만 궁금한 건 미래다. 100여 년 이내에 우리은하에서 초신성 하나가 폭발할 것이라고 한다. 100여 년 이내라.... 볼 수 있을까? 지금 태어난 세대라면 볼 수 있을지도. 더 먼 미래에는 별자리가 바뀌고 지구가 다른 천체랑 충돌할 수도 있다. 

 

제일 무서운 건 태양이 더 커져서 지구를 삼키거나 지구에 완전히 가까이 와서 생명체를 살지 못하게 만들 거라는, 가능성 높은 예측. 그럼 지구상의 흔적도 다 없어지겠지. 이래서 인류가 살 만한 다른 행성을 찾고, 평행 세계 소재가 나오고, 사람 한 명 한 명마다 각자의 별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믿게 되나보다. 내 별도 어딘가에 꼭 있었으면 좋겠다. 

 

광대하고 무한하고 알 수 없는 우주를 생각하며 겸손해지고, 기술이 없던 시절부터 천체를 관측하고 발견해 온, 앞으로 더 많은 우주를 알아가게 될 인류의 위대함에 감탄하게 되는 책이다. 

 

 

'우주의 새벽'이란 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