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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우 - 차오위

최사막 2024. 8. 27. 17:44

중국 작가 차오위의 희곡이다. 

당시에는 파격적이었을까, 이 전형적인 막장 스토리. 하지만 뻔해도 멈출 수 없는 게 바로 막장의 맛이지.  

 

 

인물 관계의 3단 변화. 

 

 

 

신스틸러는 단연 조우판이다. 뒤로 갈수록 섬뜩하고 소름 돋고, 또 제일 불쌍하기도 하다. 

마지막은 끔찍하지만 어쨌든 쓰펑은 사랑받는 삶을 살아 봤는데, 조우판이는 사랑을 갈구하는 쪽이었으니까.  

 

이제는 병원이 된 조우씨 집에 남은 사람은 조우판이와 루스핑뿐인데, 병문안을 온 푸위안마저 두 사람 중에 루스핑을 더 보고 싶어 한다. 조우판이는 그렇게 끝까지 사랑을 받지 못한다. 

 

 

조우판이에 대한 묘사:

 

전체적으로는 한 알의 수정처럼 남자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줄 수 있는 인상이다. 밝은 이마는 충분히 이지적이어서 맑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 하지만 명상에 잠겼다가 갑자기 유쾌하게 웃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쾌락으로 발그레한 빛이 얼굴에 퍼진다. 마음속으로부터 깊이 웃고 난 후 한 쌍의 보조개가 파이는 것을 보면 당신은 그녀가 사랑받을 만한 여인,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느낄 것이며, 모든 젊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사실을 느낄 것이다. 그녀는 사랑할 때 사흘 굶은 개가 가장 좋아하는 뼈다귀를 물어뜯듯 사랑할 것이고, 싫어할 때는 못된 개가 낯선 사람을 향해 짖어 댈 때처럼 사나울 것이다. 아니, 그녀는 소리 없이 먹어 치울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겉모습은 고요하고 우수에 차, 마치 가을 저녁의 낙엽처럼 가볍게 당신 곁에 내려앉을 것이다. 그녀는 인생의 여름이 이미 가 버렸고, 자신은 시든 장미처럼 가을바람 속에 떨어져 내리며 서쪽 노을이 점차 어둠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조우판이가 남편과 전처 사이의 아들, 조우핑에게:

 

조우판이     (무거운 어투로) 잠깐 멈춰. (조우핑이 멈춰 선다.)

                    내가 아까 한 얘길 잘 이해해 줬으면 해.

                    네게 애원하는 게 아냐. 네 마음을 다해 생각해 보라고.

                    예전에 우리가 이 방에서 했던 (잠시 멈추었다가 괴로워하며)

                    수많은 얘기를. 한 여자가 두 대에 걸쳐 모욕을 받을 수는 없잖아.

                    생각해 보란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