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바다로 간다면 - 케빈 피터 핸드
NASA 과학자이자 외계 생명체 집착러인 저자는 깊은 바다를 탐험하고 '열수구'에서 생명의 기원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의 바다 중 생명체가 있을 수도 있는 곳과 그 이유를 이야기한다.
이 우주에 지구 같은 행성은 드물지만 얼음에 뒤덮여 하늘이나 대기와는 완전히 차단된 깊은 바다를 품은 천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태양계에서 그런 천체는 거대 행성의 위성으로, (생략) 이들 중 유로파, 엔셀라두스, 타이탄은 생명체가 거주할 만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먼저 물과 암석의 균형, 크기와 밀도, 온도 등 새로운 골디락스 기준을 충족하는 위성을 파악했다. 그리고 분광학으로 확인한 얼음 표면, 중력 데이터로 확인한 물로 된 두꺼운 껍질층, 자기계 데이터로 확인한 지표의 전도층(염분이 있는 바다)이라는 3가지 퍼즐 조각을 기준으로 유로파와 엔셀라두스, 타이탄에 외계 바다가 존재한다고 믿는 근거를 설명한다.
생명체가 있을 법한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를 제일 심층적으로 다루지만, 나는 '베일을 쓴 여인' 엔셀라두스 위성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엔셀라두스 내부에 바다가 있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그 바다 밑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열수 활동이 진행 중인 활성 해저가 있음을 이 이산화규소가 암시한다는 사실만 기억하자. 만약 엔셀라두스에 열수구가 있다면 그곳이야말로 미생물이 발생하거나 생존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일 터다.
연구팀은 엔셀라두스 바다에서 예상되는 온도, 압력, 화학적 조건에서 미생물을 길러냈다.
엔셀라두스에서 받은 데이터와 모델이 비교적 새로운 것이고 분석도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견될 사실들이 더 기대가 된다고 할까?
그런데 현재 기술로는 유로파, 엔세랄두스, 타이탄 그리고 이외의 다른 바다 세계에서 수집한 시료를 확보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한다. 저자는 탐사정을 외계의 바다로 보내기 전에 먼저 지구의 바다와 대륙 빙하에서 기술을 연마하는 것을 제안하며 책을 마친다.
문송한 나에겐 너무 어려운 용어, 수학식이 나오면 흐린 눈으로 읽었지만, 이론이나 개념의 이해를 돕는 그림과 사진, 비유를 통한 설명이 있고 번역도 매끄러워서 전반적으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저자의 표현대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많다. '문어와 망치' 부분에서 절정을 이룬다.
문어가 열수구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을 보고 뭔가를 깨닫고 문어발을 도구로 이용해 뭔가를 한다는... 역시 과학자의 가설, 시나리오, 상상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