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서 사라진 나라들 - 도현신
영토(+국민, 주권)가 있었는데 없어진 나라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러한 나라들이 생성된 배경부터 번영과 쇠퇴의 시기를 거쳐 소멸하기지의 과정, 그리고 각 국가가 남긴 영향과 흔적을 이야기한다.
역사 덕후인 친구가 썰을 풀어주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진짜 친구처럼 했던 말 또하기도 하고...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데 알고 보면 내게도 무시무시한 영향을 끼친 나라들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용하는 아라비아 숫자는 물론 많은 영어 단어(Alcohol, Alchemy, Sugar, Syrup, Giraffe 등)가 이슬람 제국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된 아랍어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이슬람교는 술을 금지하는 데, Alcohol이 이슬람 언어에서 전파된 단어라니.
이슬람 제국에서 신라를 방문했던 기록이 남아있는 것도 신기하다. 여기까지 왔구나. 이 대단한 나라도 몽골 제국에 의해 멸망했고, 그 몽골 제국마저 사라진 지 오래다.
지금은 오키나와가 된 류큐 제국과 조선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젠 일본이지만, 한 때는 친했던 사이.
당연한 걸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전쟁 때문에 사라졌다. 전쟁에서 진 경우는 물론이고, 이겼더라도 군사나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하고 내분까지 겹치면서 자멸한 나라도 있다.
특히 시크 왕국, 마라타 제국, 참파 왕국, 크메르 제국, 미얀마 꼰바웅 왕조, 다호메이 왕국, 와술루 제국, 아샨티 왕국, 소코토 칼리프국은 모두 유럽 국가, 주로 영국과 프랑스의 침략으로 멸망했다. 영국이 시크 왕국을 제패한 이후 시크군의 용맹함을 높이 평가했던 거나 마라타 제국과의 전쟁에서 이긴 후 마라타족처럼 용감한 병사는 못 봤다고 찬사를 보내는 등 병 주고 약 주듯이 위로한 부분에서는 킹 받았다.
이 책을 읽고 보니, 한 번 기울어진 국력은 만회하기가 어려운 듯 보인다. 막강했던 스파르타가 약소국이 된 주된 이유는 빈부 격차와 인구 감소인데, 비슷한 문제를 앓고 있는 우리나라도 걱정이다.
몇 세대가 지난 후에도 대한민국은 지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