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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중국 도서 정보27

<대지상적가향(대지 위의 고향)> 리우량청(류량정) 大地上的家乡 - 刘亮程 “이곳에서의 세월은 분명히 셀 수 있다. 이렇게 확실하게, 고요하게 살아가게 한다. 이 마을에 살면서 내 나이를 한 살 한 살 느끼고, 세상 만물의 흥성과 쇠락을 전심으로 느낀다. 점점 침침해지는 눈으로 곁의 나뭇잎이 늙는 것과, 처마의 빗방울이 늙는 것과, 벌레가 늙는 것과, 하늘의 구름이 늙는 것과 산골짜기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마저 늙어가는 것을 본다. 이곳은 만물이 늙어가는 대지 위의 고향이다.” 채소의 씨를 뿌린 협곡 마을에는 이야기가 쌓인다. 닭 울음소리에 일어나 해가 뜨면 일하고, 밭을 갈고 공부하고, 땅의 일을 하늘에 대고 이야기한다. 나무에서 모이는 까마귀를 보고, 죽음을 기다리는 쥐를 기다리고, 꿈을 꾸는 냄새를 개가 맡는다. 창문으로 가득한 언덕을 상상하고, 양식.. 2024. 3. 21.
<미타자(미행자)> 모인(묵음) 尾随者 - 默音 는 모인이 10년만에 선보이는 중단편 소설집이다. , , , , 2024. 3. 13.
<생숙유도: 보이차의 차밭, 시장 그리고 사람들> 장징홍(장정홍) 生熟有道 - 张静红 중국 윈난성의 '6대 차산(茶山)'에서 수 세기에 걸쳐 재배되어 온 보이차는 차마고도를 통해 남서쪽 세계로 전파되었다. 90년대에 들어 보이차의 '우릴수록 향이 깊어지는' 특성이 발견되면서 마시고, 상품화하고, 투자할 대상으로 떠올라 차 애호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차가 되었으며 그 가치도 상승 곡선을 탔다. 그런데 2007년, 보이차 시장은 엄청난 기복을 겪으며 성장 기조를 지나 급격한 하락세를 맞이했다. 는 바로 이 현상의 처음과 끝을 추적한다. 인류학자 장징홍은 보이차의 채집과 가공, 무역과 소비 공간에 주목하면서 보이차가 한 가정의 수공업 제품에서 중대 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과정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한다. 독자는 이러한 변천사를 지나며 보이차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생활과 극적.. 2024. 2. 20.
<끽저끽저취노료(먹고 먹다보니 늙었네)> 천샤오칭(진효경) 吃着吃着就老了 - 陈晓卿 미식 다큐 총감독 천샤오칭의 까다로운 맛 탐방 이야기 인생의 의미를 소화하는 에세이. 깊은 속까지 꺼내며 정성스레 쓴 책. 17살에 집을 떠나 베이징에서 공부하다 뜻하지 않게 미식 다큐 감독이 되고, 결국엔 중국 전역에 이름을 날린 먹방러가 됐다. 인생길에서 천천히 오르내렸던 계단마다 어쩐지 음식과 관련된 기억이 남아있다. 어릴 때 좋아했던 건 60전짜리 강티에즈(밀가루 반죽에 꿀을 넣어 구운 간식), 옆집의 수박콩자반, 인생 첫 외식 때 입을 데었던 샤오현식 양고기탕. 전부 DNA에 새겨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식들이다. 타지 출신 노동자로 살았던 베이징에서의 기억에 자리 잡은 건 힘들 때 푸오유 거리에서 먹었던 연길 냉면, 추운 겨울밤에도 24시간 영업했던 마화, 사람들의 손.. 2024. 2. 16.
<박새는 언제나 다른 박새를 이해한다> 션푸위(신부어) 一只山雀总会懂另一只山雀 - 申赋渔 프랑스에서 10년간 머물다 고향 난징으로 돌아온 션푸위는 심하게 황폐된 교외의 한 처소에서 지내게 된다. 그는 정원을 손질하고 새를 보고 꽃을 심는다. 책에서의 표현처럼 '사람이 살고 거마 소리가 없는 곳에 집을 짓는' 동안, 마음은 고양이, 물고기, 나무, 새들로 가득가득 채워졌다. 사귄 이웃들은 저마다 사정이 달랐지만 모두가 똑같이 기운이 넘쳤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월세가 밀린 대학생, 중년의 나이에도 집이 없는 석공, 평생직장을 그만두고 향촌의 간부가 되어 막노동을 하는 지식인, 야간 공포증이 있어 불을 끄지 못하는 독거노인... 시절은 칼날처럼 빠르게 지나가며 사람들에게 흔적을 남겼다. 이 책에는 션푸위가 이 시기에 쓴 32편의 수필과 도입글 1편이 수록되어 있.. 2024. 2. 7.
<연동원좌린우사(연동원 이웃들)> 쉬홍(서홍) 는 베이징대학 신문방송학원 교수 쉬홍의 논픽션이다. '중국의 역사적 건축물'로 지정된 연동원(燕東園)의 22개 작은 건물에서 1926년부터 1966년까지 살았던 거주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특별기고 양식의 작법과 철저한 사료(史料) 수집, 그리고 연동원 주민 2세대 수십 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장에 잠들어 있는 기억과 파묻힌 역사를 파헤치면서 1세대 학자들을 기리는 동시에 경의를 표한다. 당시 학자들은 청나라말부터 중화민국 초창기에 태어난 사람들로, 해외에서 유학하다가 모국이 어려움에 처하자 의연하게 돌아와 과학과 문화에 기여했으며 갖가지 수난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저자 쉬홍의 부친 쉬시엔위는 연경(燕京, 베이징의 옛 이름)대학 수학과 주임이었다. 쉬홍은 연경대학 연담원 59.. 2024. 1. 29.
<세상에는 왜 도서관이 있어야 할까> 양수치우(양소추) 世上为什么要有图书馆 - 杨素秋 중국 산시과기대학의 문학 교수였던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했다. '가르치는 일 말고 캠퍼스 밖에서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그리고 우연한 기회를 통해 시안시 베이린구의 문화관광체육센터에서 부국장 임시직을 맡게 됐다. 베이린구는 시안시의 중심 지구인데도 도서관이 한 곳도 없어서 놀랐다. 그보다 더 놀라웠던 건 내가 맡게 된 '시안시 베이린구 도서관 건설 프로젝트'에서 도서관을 지하에 지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훼손된 벽, 피복이 벗겨진 전선, 제대로 된 게 없는데 인력은 나와 샤오닝 관장뿐이었다. 샤오닝 관장은 도서 구매 일을 전부 나에게 맡겼다. 도서 판매업자들이 연달아 도서 목록을 보내왔지만, 난 이 지역 독자들에게 적합한 도서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 2024. 1. 21.
<재채장, 재인간(시장에서, 사람 사이에서)> 천휘(진혜) 在菜场,在人间 - 陈慧 은 평범한 시장 상인들의 뜨거운 삶을 기록하고 땅과 가까이 사는 생활의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 방송 CCTV에서 노점을 운영하며 글을 쓰는 '시장의 여성 작가'로 소개된 천휘다. 천휘는 자신의 인생 전반부를 4가지 단계로 나눈다. 입양 보내졌던 유년기, 아팠던 소년기, 먼 지역으로 시집간 청년기, 이혼을 겪은 중년기. 하층민 여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행을 다 겪은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살기 위해 시장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동안 낮에는 물건을 팔고 밤에는 글을 쓰면서 저속함이 가득한 시장에서 구원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천휘는 18년간 시장에서 물건을 팔면서 친한 이웃, 단골 손님, 옆 가게 아저씨, 아주머니, 오빠, 언니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이야기.. 2024. 1. 17.
<중국 치장: 송나라 날씨, 송나라 의복> 줘치우멍(좌구맹)/모춘(말춘) 中国妆束:宋时天气宋时衣 - 左丘萌/末春 송나라 시대의 여러 시와 사, 소품 형식 소설을 주요 텍스트 단서로 삼고 출토된 문화재와 대조하여 착용한 옷(복장), 머리에 쓰던 관, 빗과 비녀, 팔찌(장신구), 목욕과 치장(화장/헤어스타일) 등 3가지 테마로 당시의 미용 변천사를 구체적인 스타일과 배합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화예부인, 이청조, 이사사, 백낭자, 소청, 엄예 등 중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역사 인물을 예시로 들고 있다. 현존하는 참고 문헌에 근거하여 당시 각 인물의 치장, 옷, 장식, 헤어스타일, 화장 방식을 고증한다. 책 후반부에 포함된 1m 길이의 부록에는 송나라 여성들의 옷 입는 순서와 화장 단계, 그리고 송나라 300여 년간의 패션 변천사가 들어있다. 또한 안후이성 난링현의 철괴송묘와 다원송묘.. 2024.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