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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고

초거대 위협 - 누리엘 루비니

by 최사막 2023. 9. 18.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했던 저자는 머지않아 부채와 스태그플레이션, 탈세계화, 인공지능, 기후 변화 등이 인류에 재앙을 가져오는 초거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 책에 대한 추천이나 홍보 글을 보고 가졌던 기대감은 금방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약 200페이지에 달하는 1부의 내용이 같은 말의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이렇다. 

 

인류는 20세기에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 탈세계화와 초인플레이션, 대공황을 경험했고, 금융/부채 위기, 디플레이션, 제2차 세계대전도 겪었다.

정책은 실패했고 사람들은 안일하거나 무지했다.

“나는 부동산 붕괴를 예견했으나, 다들 내 말을 무시했다. 하지만 결국 내 말대로 됐고, 그제야 사람들은 나를 찾기 시작했다.”

 

이 내용의 반복이다. 

 

실망한 두 번째 이유는 저자의 이번 예언은 뉴스나 경제지, 혹은 유튜브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청년 노동자들이 고령의 은퇴자를 부양해야 할 수 있다는 것.

인플레이션과 스테그플레이션 그리고 낮은 금리가 자산 거품을 키웠다는 것.

인공지능, 초지능으로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것.

지구는 기후 변화로 거주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것.

아시아와 다른 신흥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져, 21세기는 중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것.

세계준비통화로서 미국 달러는 입지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것.

암호화폐는 통화도 자산도 아니기 때문에 달러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 

일자리와 소득, 부를 잃은 밀레니얼 세대의 좌절은 분노로 변할 것이라는 것.

1장에서 반복해 말했던 패턴이 돌아올 것이라는 것. 

 

 

실망한 세 번째 이유는 언급된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서 '재정적 조치'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저자는 우리가 이미 초거대 위협을 눈앞에 두고 있고, 디스토피아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다른 제안을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우리의 암울한 미래를 막아내기엔 이미 늦었으니 이런 위협이 동시에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야 하고, 

지킬 수 있는 (어떤 자산 같은) 것은 최대한 지켜보라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