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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고

너의 슬픔이 아름다워 나는 편지를 썼다 - 와카마쓰 에이스케

by 최사막 2024. 5. 7.

제목대로 슬퍼하는 사람에게 쓴 편지를 엮은 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저자는 자신에게 슬픔에 관한 편지를 보낸 사람들(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세상에 남은 사람)한테 답장을 보내는 중이다. 그리고 가장 먼저 그 답장을 받는 사람은 저자 본인이다. 

 

저자는 병을 앓던 아내와 사별했다. 그는 오랫동안 슬퍼했고 슬픔에 대해 생각했고 슬픔에 대한 글을 쓴다. 슬픔에 공감하고 담담히 위로하고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하는 이 편지는 타인에게 보내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다양한 종교와 철학, 문학에 자신의 슬픔을 투영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태어나서 이별하고 죽는 건 어느 사람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지만, 왜 꼭 그래야만 하는지를 알고 싶어하는 간절한 심정이 전해진다. 

 

너무 슬퍼서 우려나, 했는데 책을 읽는 동안 더 슬퍼지진 않았다.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와 그 사람들이 영원히 헤어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어도 마음속에 더 강하게 남아 있으니까. 

 

슬픔 속에 허우적대면서도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건 사랑의 힘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감내하기 힘든 아픔 속에서 살며시 미소 지으며 그녀가 건넨 “잘 다녀와요”라는 인사는 나와 내 인생을 지탱해줬습니다. 인간은 스스로 절망의 늪에 빠져 있을 때조차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담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강한지! 그 말을 한 사람이 어디에 있든, 들은 사람을 살아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