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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고

모모 - 미하엘 엔데

by 최사막 2024. 5. 4.

밀리의 서재에 새로 '입고'된 <모모>...!!!!!!! 이게 얼마 만이냐... 밀리, 감사합니다. 

 

어릴 땐 이 책이 무서웠다. 바다에서의 거친 항해, 잿빛 사람들, 삽화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도 자꾸만 눈길이 갔다. '모모'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그때 모모는 친구보단 어른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번에 모모를 만나니 옛날에 알던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이다. 

 

그 시절의 난 이 책에서 말하는 '시간' 이야기를 이해했을까? 못 했나 보다. 아니면 잊어버렸거나. 그러니까 빠른 레스토랑의 니노처럼, 잿빛 사람들처럼 살았던 거겠지. 그래서 이번에 읽을 땐 찔리는 장면이 많았다. 

 

 

베포는, 모든 불행은 의도적인, 혹은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거짓말, 그러니까 단지 급하게 서두르거나 철저하지 못해서 저지르게 되는 수많은 거짓말에서 생겨난다고 믿고 있었다. 

 

아이들은 사는 지역에 따라 나누어져 각각 다른 탁아소에 수용되었다. 거기서 스스로 놀이를 고안해 내는 것은 물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놀이는 감독 요원이 지시했는데, 모두 뭔가 유용한 것을 배우는 것들뿐이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즐거워하고, 신나하고, 꿈을 꾸는 것과 같은 다른 일들은 서서히 잊었다. 

 

 

거짓말, 선한 것보다는 유익한 것을 선택한 순간, 스스로 즐거움을 찾지 않고 미디어에서 떠먹여 주는 오락으로 채우고 있는 시간. 지금 나는 그 시절의 내가 무서워했던 잿빛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이 책이 1973년에 나왔다니, 50년째 팩트폭행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