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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고

노사이드 게임 - 이케이도 준

by 최사막 2024. 5. 1.

추천해 준 사람이 많았던 책. 럭비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들었지만, 읽기 전에 유튜브로 럭비 규정과 경기 몇 개를 찾아봤다. 근데도 룰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냥 독서 시작. 

 

 

자동차 회사의 경영전략실 인재가 공장의 총무부실로 좌천된다. 새로 맡게 된 주요 역할은 사회인 럭비팀 '아스트로스'의 단장(제너럴 매니저). 럭비 문외한인 단장이 리그 강등 위기에 놓인 아스트로스를 리그 강팀으로 만들어놓는 이야기다. 

 

'이쪽' 출신이 아닌 단장이 주인공이 되어 꼼꼼한 분석과 야심 찬 목표, 과감하고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점에서 드라마 <스토브리그>와 비슷하다.  

후반부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 선수단의 경쟁과 팀워크, 천재적인 선수와 그를 다루는 감독의 역량은 <슬램덩크>를 연상시킨다. 

 

거기에 '공정함'과 '하나 됨'의 스포츠라는 럭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

태만하고 무능력한 럭비협회 고인물, 

구단을 운영하는 모회사의 위기와 갈등 등 다양한 요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인상적인 장면은 사이몬이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에 주전 선수와 대기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편지를 쓴 부분이다. 사이몬은 감독으로서 천재적인 능력을 갖췄다고 할 만한 사람인데, 부임하기 전부터 모든 선수의 플레이 영상을 분석해 강점과 장점을 파악하고 자필 편지로 조언을 해주는, 럭비에 진심인 노력파였던 것이다. 노력까지 하는 천재를 어떻게 이길까. 

 

감독이나 경영자의 능력이란 가창력과 같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무슨 노래를 부르든 잘하는 법이다. 음치는 어디까지나 음치. 다소의 수정은 가능하겠으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범위는 뻔하다. 

천재를 이길 방법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거대한 무쇠 벽처럼 느껴졌던 럭비협회에서 마침내 시작된 개혁... 우리도 개혁이 필요한 곳이 많은데. 흠흠. 

 

고구마가 적고 사이다처럼 시원시원한 전개라 읽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