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고 평화로운 가정을 지배했던 개 벅이 납치를 당해 썰매개가 된다.
세인트버나드 아빠와 셰퍼드 엄마의 피를 물려받은 벅은 크고 다부진 체격과 강한 승부욕, 기민함과 교활함, 우수한 지능, 적응력, 근성을 갖고 있다.
벅은 무자비한 인간들과 거친 생활을 해온 개들 사이에서 몽둥이와 엄니의 법칙을 깨닫는다.
몽둥이야 말로 하나의 계시와 같았다. 몽둥이의 가르침 덕분에 원시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벅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야성이 깨어나고, 여러 개들과의 싸움에서 이긴 벅은 우두머리가 된다. 혹독한 상황에서 썰매를 끌고 최악의 주인을 만나 만신창이가 된 후 버려졌지만, 그런 자신을 아껴주는 존 손튼이라는 인간을 만나 몸과 마음을 회복한다.
사랑을 받으면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나 싶었지만, 한 번 깨어난 본능은 다시 잦아들기 어렵다. 벅은 기어이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어 원주민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유령 개'가 된다.
벅의 첫 주인인 판사 식구들과 존 손튼을 제외하면 개만도 못한 인간들뿐이다. 개를 어찌나 패고 죽이는지, 괴로웠다.
벅이 판사 집에서는 우아하게 살다가 포악한 사람들과 사나운 개들을 만나니 결국 잔인함에 익숙해져 버리고, 다정한 존 손튼과 다시 '교감'이란 걸 하면서 무엇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충성하게 되는 모습을 보며 개에게 환경이, 주인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기질이 바뀌어 버려 다시 판사 집에서 지내던 것처럼 사는 건 벅도 원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늑대 무리와 야생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상적이었던 건 데이브가 죽기 직전까지 자기 자리를 빼앗기는 것에 분개한 장면이다.
자신이 그토록 오랫동안 차지했던 자리에 솔렉스가 서는 것을 보자 몹시 애처롭게 울어냈다.
썰매를 끄는 것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기 때문에, 데이브는 아파서 죽을 지경인데도,
다른 개가 자신의 일을 대신 하는 데에 참을 수 없는 비통함을 느꼈던 것이다.
썰매 개들에게 썰매를 끄는 노역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표현이자, 사는 이유였고 자신들에게 기쁨을 주는 유일한 것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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